여름철 지리산 종주 요령
우중산행에 철저히 대비하라
산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해봤을 법한 혹은 해보고 싶을 법한 지리산 주능선 종주는 ‘민족의 영산’ 지리산을 가장 포괄적으로 만나는 방법이다.
동서로 길게 드리워진 지리산 중심에 서면 남북으로 뻗은 지능선과 계곡들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기 때문. 노고단에 서서 가야 할 천왕봉을 바라보고, 천왕봉에 서서 걸어온 노고단을 굽어보는 일은 종주를 끝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특권이다.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천왕일출’까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설령 그렇지 못한다 해도 아쉬울 게 없는 산행이 된다.
밥알을 꼭꼭 씹어먹듯 지리산 종주에 앞서 꼼꼼히 체크할 사항들을 명심하라.
얼마나 어떻게 준비했느냐에 따라 지리산 산행의 싱그러운 맛은 백 가지 천 가지 모습으로 다가설 것이다.

표1) 식단표 일정표 * 대상지 : 지리산 하계종주
날짜 |
운행내용 |
인원 |
조식 |
중식 |
석식 |
간식 |
비고 |
8/6(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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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삼재
11시 출발 |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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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고단 대피소백미/김치찌게/깻잎 |
연하천
백미/삼겹살/된장국 |
차/음료/소주/구이안주 |
비박캠프
연하천 |
8/7(일) |
연하천
06시 기상 |
0 |
누룽지밥/사골 우거지국/김치 |
세석 대피소
라면/햇반 |
똥샘
장조림/과일 |
커피
소주/안주류 |
비박캠프
똥샘 |
8/8(월) |
중봉 일출
06시 기상 |
0 |
미역국
백미/김치/장조림 |
새봉
백미/부대찌게 |
금서면
매식 |
막걸리/파전 |
오후4시
하산완료
귀가 |
▶ 간식식단도 소홀히 다루면 안된다. 어떻게 보면 누구나 다 섭취하는
주.부식보다 간식의 효과적인 섭취가 체력을 유지하는데 있어 더 중요할 수 있다.
운행중에 섭취하는 간식과 캠프에서 섭취하는 간식을 다르게 준비하며,
특히 운행중에 섭취하는 간식은 각자가 휴대하여 언제라도 손쉽게 섭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식단표에 의해 각 재료별로 소요량을 산출하는 소요량 집계표(표2)를 작성한다.
쌀부터 고춧가루, 소금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모든 재료명과 단위를 적는다.
재료별 적당한 단위를 정하고 정확한 소요량을 판단하는데는 경험이 필요하며 처음에는 부정확하게 산정하기 쉽다.
그러나 몇번 해보면 제법 정확하게 산정할 수 있다.
(표2)소요량 집계표
재료
날짜 |
쌀 |
돼지고기 |
사골우거지 |
김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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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
g |
g |
g |
g |
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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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
개 |
개 |
개 |
개 |
개 |
개 |
봉 |
봉 |
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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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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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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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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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
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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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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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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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조식/중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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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짜별. 끼니별로 소요량을 산출하여 적어나간다. 이렇게 하면 식량계획을 작성하지
않은 다른 대원도 계획에 맞게 취사할 수 있고, 조리시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었인가 쉽게 파악되어 일을 분담하기도 쉽다.
마지막 줄에는 재료별 합계를 적는다.
▶ 마지막으로 구입명세표(표3)을 작성한다.
구입명세표는 보통 ①수퍼마켓구입용
②재래시장 구입용
▶각자가 준비용으로 구분하여 각각 작성하는 것이 준비하는데 있어 효율적이다.
예상금액과 실제구입금액을 함께적어 놓으면 예산 산출과 차후 이용시에 도움이 된다.
(표3) 구입명세표(수퍼마켓/시장/자가)
구분 |
품목 |
단위 |
소요량 |
예상금액 |
구입금액 |
담당 |
비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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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인원이 정해지면 취향과 영양을 분석해서 세부 식단이 작성 됨니다.

산중에서 2박을 해야 하므로 기본적인 취사도구와 부식거리는 필수다.
각 대피소마다 즉석비빔밥/햇반/ 등을 판매하지만 노고단을 제외하곤 시중보다 2~3배 비싸고 종류도 다양하지 않다.
무엇보다 체력소모가 많은 한여름 종주산행을 인스턴트 식품만으로 버텨내기는 힘들다.
부식 외에 산행 중간중간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과일이나 행동식의 섭취도 중요하다.
지리산 9개 대피소 중 노고단을 제외한 모든 대피소엔 쓰레기장이 없다.
출발 전 불필요한 것들은 버려두고 내용물만 넣어가는 것이 좋다.
여분의 비닐봉지를 챙겨 산행 중 발생하는 쓰레기를 담아두면 편하다.
개인이 운영하는 피아골/치밭목대피소에는 잔반통도 없으므로 식단을 짜는데도 신중해야 한다.
지정된 장소 외에는 취사가 금지돼 있어 대피소가 아닌 곳에서 식사를 할 경우엔 미리 도시락을 준비하거나 행동식으로 대체한다.
지리산 전 구간은 금연이며 세제 사용도 금지돼 있다.
설걷지는 물티슈나 두루마리 화장지로 닦아내는 것으로 만족해야한다.

여름산행의 최대 적, 비(雨)
지리산은 유난히 비가 많은 산이어서 해마다 인명 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지난 1998년 대원사계곡에서만 23명이 귀중한 목숨을 잃었다.
능선에서야 폭우 때문에 목숨을 빼앗길 일은 없겠지만 쾌적한 산행을 위해선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일단 배낭 안에 김장용 대형비닐을 넣고 그 속에 패킹을 해두는 것이 좋다.
속옷이나 여벌 옷 등은 한 번 더 비닐에 싸둔다.
젖은 등산화에 마른 신문지를 넣어두면 다음날 산행이 수월하다(여분 신발 깔창).
비닐봉지를 여러 개 갖고 가 젖은 옷을 따로 넣어둔다.
떠나기 전 일기예보를 점검하는 것도 잊어선 안 된다.
태풍이나 폭우가 내릴 경우 입산통제에 들어가므로 관리공단 사무실에 문의를 해봐야 한다.
통제시 무리한 진행은 안전사고를 유발하므로 꼭 공단직원의 안내에 따른다.
여름산행을 힘들게 하는 게 어디 비 뿐일까마는 지리산 주능선에는 2~3시간 간격으로 샘이 있어 더위와 식수 걱정은 덜하다.
계곡에는 위험 구간마다 안전시설물이 설치돼 있다.
통제만 아니라면 산행은 가능하다.

체력을 다스려라
장기산행은 속도에 승부를 걸어선 안 된다.
배낭 무게는 몸무게의 1/3을 넘지 않도록 조절하고 뜨거운 햇살을 막아줄 모자와 썬크림도 기본이다.
간혹 일사병을 이기지 못해 쓰러지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
주능선은 해발 고도 1000m가 넘는 고산준령을 꾸준히 오르내리는 코스여서 체력 소모가 심하다.
자칫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면 남은 일정을 포기해야 할 지도 모른다.
쉴 때마다 조금씩 행동식을 먹고 땀으로 빠진 만큼의 수분을 충분히 섭취한다.
주능선에는 삼도봉~화개재 구간의 750여 개의 계단을 비롯해 영신봉 부근에도 그에 못지 않은 계단길이 버티어 섰다.
삼도봉에서 내려서는 계단과 달리 영신봉 계단은 체력이 떨어질 때쯤 올라가는 곳이어서 간혹 추락 사고가 발생한다.
철계단의 경우 스틱이 끼거나 빗물에 미끄러지는 사고도 발생하므로 체력이 떨어졌을 경우엔 난간을 잡고 오르내리는 것이 좋다.
2011 년 07월 07일 -山 河-
